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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철도원 삼대’로 부커상 최종 후보 올라
수정 2024-04-09 23:00 등록 2024-04-09 22:55
내달 21일 런던서 수상자 발표
소설가 황석영(81)이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국내 연재 때 제목 ‘마터 2-10’)로 세계 3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다. 한강(2016·수상), 정보라(2022), 천명관(2023) 작가에 이어 네번째다.
부커상 심사위는 9일 오후(현지시각) 황석영 작가의 2019년 발표작 ‘마터 2-10’을 포함, 6개 언어권 6개 작품을 2024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로 선정 발표했다. 지난해 5월 영국에서 출간된 ‘마터 2-10’의 번역자 김소라·배영재씨도 함께 최종후보에 올랐다. 황 작가는 셀바 알마다의 ‘Not a River’(스페인어), 예니 에르펜벡의 ‘Kairos’(독일어), 이타마르 비에이라 주니어의 ‘Crooked Plow’(포르투갈어), 옌테 포스트후마의 ‘What I’d rather not think about’(네덜란드어), 이아 겐베르크의 ‘The Details’(스웨덴어) 등과 다음달 우승을 다투게 됐다. ‘독재자의 부름’(A Dictator Calls)으로 1차 후보에 올랐던 알바니아 출신의 세계적 작가인 이스마일 카다레(88)는 떨어졌다. 부커상 심사위는 “한국 작가가 3년 연속 최종후보에 올랐다”고 언급하며 특별히 주목했다.
심사위는 ‘마터 2-10’을 “서구에서는 보기 드문, 한국에 관한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책”으로 “한 나라의 역사적 서사와 개인의 정의를 향한 탐구를 결합”시켜 “점령과 자유의 복잡한 민족사를 함께 한 노동계급의 정치 투쟁을 강조한다”고 평가한다.
심사위는 지난 1년 동안 영국·아일랜드에서 번역 출간된 149개 소설·집 단행본 가운데 10개 언어권 13개 작품을 지난 3월 이 부문 1차 후보로 선정했다. 황 작가를 “프랑스의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과 만해문학상을 포함한 한국 최고 문학상을 받은 작가”로 소개했다.
‘철도원 삼대’는 철도원 가족을 둘러싼 일제 강점기부터 현대까지의 한반도를 시공간 삼는다. 1989년 방북 때 평양에서 만난 한 노인의 이야기에서 착상했다. “우리 문학사에서 빠진 산업노동자를 전면에 내세워 그들의 근현대 백여년에 걸친 삶의 노정을 거쳐 현재 한국 노동자들의 삶의 뿌리를 드러내 보고자 했다”는 게 작품 취지다. 부커상 누리집에도 소개된바, 고공농성을 벌이는 해고 노동자 이진오가 긴 소설을 연다. 노동자가 주어인데다 2천매가 넘는 원고 분량에도 불구하고, 작가 특유의 입담과 속도감으로 독자를 붙든다. 출간 이후 5만부 가까이 국내 판매되었고, 6개국에 번역 소개된 상태다.
작가는 이 소설 단행본 출간 전 웹진에 연재(2019)했는데 즈음 부커상 후보에 처음 오른 인연이 있다. 현재까지 11개국에 번역 출간된 장편 ‘해질 무렵’(2015년 작품, 영문명 ‘At Dusk’, 김소라 옮김)으로, 당시 최종후보가 되진 못했다. 그의 작품 중 국외 가장 널리 소개된 건 소설 ‘바리데기’(22개국)이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은 2005년 맨부커 국제상(격년)으로 시작됐다 2015년부터 매해 영국·아일랜드에서 영어로 번역 출간된 외국어 소설·집 단행본을 대상으로 시상한다. 최종 수상자는 다음달 21일 런던에서 발표된다.
한편 본상이라 할 부커상은 7월에 1차 후보가 가려진다. 당초 영 연방 작가들 대상이었으나 2015년 영국·아일랜드에서 출간된 영어 소설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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