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만 장착된 팰리세이드 디지털 계기판, 국내는 연식변경때?

현대자동차 미국 홈페이지에 팰리세이드 티저 페이지가 추가됐다. 여느 티저처럼 차량에 대한 모든 정보가 공개된 것이 아니라, 차량의 큰 장점이나 특징이 될만한 정보들만 공개됐다. 미국 현대차 홈페이지가 강조한 팰리세이드의 특징은 뒷좌석 승객 알림, 3열 폴딩 시트, 뒷좌석 수면 모드 등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풀 디지털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와 '블라인드 뷰 모니터'를 강조하는 문구였다. 현재 한국에 공개된 팰리세이드에서 찾아볼 수 없는 '풀 디지털 계기판'이 북미 팰리세이드에는 장착된다는 이야기다.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는 제보받은 사진과 함께 미국 팰리세이드와 한국 팰리세이드의 차이, 그리고 미국에만 적용되는 장비가 추후 인스퍼레이션으로 들어올 가능성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현대차는 싼타페 출시가 얼마 지나지 않아 난데없이 '인스퍼레이션'이라는 상위 트림을 추가했다. 당시 가장 큰 차이를 보였던 것은 안개등과 원톤 컬러였다. 단순히 상품성 개선을 위해 추가한 것인 줄 알았으나, 미국에만 적용되던 사양을 한국에 뒤늦게 도입한 것이었다.

참고로, 안개등은 북미형 싼타페 모든 모델에 기본 적용되고 있고, AWD 시스템과 BDC 시스템을 제외한 모든 안전사양, 편의사양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반면 한국은 인스퍼레이션 트림에만 안개등이 들어가고 있으며, 대부분의 안전 및 편의 사양이 패키지 옵션으로 제공되고 있다.

북미 싼타페와 동일한 사양으로 맞추려면 한국 싼타페 인스퍼레이션 트림에 모든 옵션을 추가해야 한다. 동일한 사양에서 북미 싼타페가 270만 원가량 저렴하고, 파워트레인 보증기간은 한국이 5년/10만 km, 미국은 10년/10만 마일(160,934.4km)다.

팰리세이드도 싼타페 인스퍼레이션의 선례를 따라갈까? 그렇다. 싼타페는 안개등이 뒤늦게 추가되었다면 팰리세이드는 화려한 디지털 계기판이 인스퍼레이션 트림을 통해 뒤늦게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대차 홈페이지에 이미 사진과 영상이 올라와 있다. 영상에 따르면 태코미터와 속도계 등 계기판 전체가 메르세데스 벤츠의 것처럼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이뤄져 있다. 또한 기아 K9처럼 방향지시등을 켜면 사각지대를 카메라 영상을 통해 계기판에 표시해주는 블라인드 뷰 모니터 기능도 갖추고 있다.

중요한 질문 하나가 남았다. 정말 디지털 계기판이 한국에는 인스퍼레이션을 통해 뒤늦게 도입될까? 그렇다. 이미 한글화되어있는 팰리세이드의 디지털 계기판과 테스트카가 포착되었다. 싼타페 인스퍼레이션의 안개등처럼 디지털 계기판이 최상위 모델에만 기본으로 장착될지, 다른 트림에서 옵션으로나마 선택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현재 한국 팰리세이드는 아날로그 태코미터와 속도계, 그리고 중앙에 정보를 표시해주는 LCD TFT 디스플레이가 위치하는 계기판 구성을 갖췄다. 한국에선 북미 팰리세이드에 적용되는 디지털 계기판을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다. 물론 북미 팰리세이드에도 디지털 계기판이 기본으로 장착되는지, 옵션으로 제공되는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기본으로 장착되던, 옵션으로 제공되던, 어쨌거나 한국에선 옵션으로도 제공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테스트카도 포착됐다. 이 테스트카를 통해 우리는 외관에도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위에 있는 것이 향후 한국의 인스퍼레이션 트림이 될 북미형 팰리세이드, 아래 있는 것이 현재 판매되고 있는 한국형 팰리세이드다.

앞모습 사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릴 패턴이다. 한국형 팰리세이드와 다르게 북미형 팰리세이드는 그릴 중앙에 가로 바 4개가 들어가고, 제네시스처럼 그물형 패턴이 적용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측면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큰 차이는 외관 컬러의 적용 범위와 휠 디자인이다. 싼타페 인스퍼레이션처럼 팰리세이드도 북미형은 원톤 외장 컬러가 적용된다. 한국형 팰리세이드는 범퍼와 휠 아치, 그리고 사이드 스텝 부분이 페인트가 적용되지 않은 검은색 플라스틱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사진에 있는 북미형 팰리세이드의 휠은 한국형 팰리세이드에서 선택할 수 없는 디자인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정보에 따르면 북미형 팰리세이드와 한국형 팰리세이드의 가장 큰 차이는 디지털 계기판이다. 북미에서 팰리세이드가 완전히 공개되는 대로 세부 사양과 가격 등을 한국형 팰리세이드와 비교해볼 예정이다. 북미 정식 출시는 내년 여름으로 예정되어 있다.

얼마 전 보도드렸던 관련 내용을 인용해 전하면 이렇다. 관계자에 따르면, 팰리세이드의 새로운 상위 트림 출시 시기를 두고 노조와 본사 간의 밀당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이 싸움에서 본사가 이기면 내년 여름 북미 시장 출시에 맞춰 인스퍼레이션 트림이 한국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싼타페를 비롯해, 최근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 신차를 여름에 공개하고 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 팰리세이드도 내년 여름 북미 시장에 출시 예정이다. 본사는 이 일정에 맞춰 국내 시장에 인스퍼레이션 트림 도입을 원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노조는 새로운 트림의 도입을 내년 11월 연식변경 시기로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노조는 현재 생산 물량을 도저히 맞출 수 없다며, 인스퍼레이션 트림 도입은 연식변경 시기인 내년 11월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어쨌거나 여름과 겨울 중 인스퍼레이션 트림이 도입될 것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는 이야기다. 그들이 어떻게 합의하느냐에 따라 시기가 결정된다. 오늘 살펴보았듯 인스퍼레이션 트림과 함께 디지털 계기판과 원톤 컬러가 뒤늦게 도입될 예정이다.

싼타페 인스퍼레이션 출시 당시를 떠올려보자. 인스퍼레이션 트림이 등장하기 전에 최상위 모델을 구매한 고객은 한순간에 중간 모델 구매 고객으로 전락했다. 이후 북미 모델이 더 좋은 구성을 갖췄음에도 가격도 더 저렴한 것으로 밝혀졌고, 최근에는 중국형 모델과의 차이도 드러났다. 

관련 기사에서 네티즌들은 "싼타페 오너 두 번 울게 한다", "두 번이 아니라 인스퍼레이션에 한 번, 팰리세이드에 한 번, 중국형 싼타페에 세 번째 울게 하는 것이다", "사전예약해서 뽑은 사람들은 뭐가 되는 것이냐"라며 현대차의 신차 도입 전략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