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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6211555001&code=620104
‘가재는 게편’…비리·인권침해 공무원 상당수 소청심사로 공직 복귀
박준철 기자 [email protected]
비리와 인권 침해 등으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들이 자체 권익구제기관인 소청심사위원회에서 감경받아 다시 공직에 복직하는 사례가 많아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소청심사위원회를 열어 지난해 6월 자신이 근무하는 계양구의 한 초등학교 교무실에서 여교사(28)를 종이 과녁 앞에 세운 뒤 체험용 활을 쏜 ㄱ교감(54)을 평교사로 강등 조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인천교육청 징계위원회는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ㄱ씨를 해임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ㄱ씨가 무혐의 처리되는 등 종합적인 것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ㄱ씨는 다시 교사로 복직한다. 특히 감경 시에는 원래 다니던 학교로 복직한다는 인사 규정에 따라 ㄱ씨는 다니던 학교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ㄱ씨에 대한 교육부의 소청심사 결과을 통보받으면 근무하던 학교로 복귀시킬지, 아니면 교감에서 평교사로 강등돼 변수가 있는 만큼 타 학교로 발령낼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8월 회식 자리에서 여교사들 앞에서 ‘진짜 달라면 줄래’라며 성희롱 발언을 한 ‘진달래 교장’도 인천교육청 징계위원회에서 같은해 11월 해임됐다. 그러나 이 교장은 징계에 불복, 교육부에 소청심사를 청구해 ‘정직 3월’로 감경된 뒤 다니던 학교로 복직했다.
교육부는 소청심사위원회에 청구돼 당초 징계보다 감경된 경우는 20% 정도라고 밝혔다. 2016년 844건(국·공·사립 포함) 중 감경된 것은 234건인 22.7%, 2017년은 787건 중 179건인 22.7%이다.
지난 4월 지방공무원법상 품위 유지 위반과 복종 의무 위반, 직장 이탈금지 등의 혐의로 인천시 징계위원회로부터 최고 수위인 파면 조치를 당한 인천시 고위 공무원인 정대유 전 시정연구단장도 지난달 28일 열린 인천시 소청심사위원회에서 강등으로 감경 처분받았다.
정씨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정씨는 2급에서 3급으로 복귀할 수 있다. 정씨는 지난 3월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영입한 바른미래당 인재 영입 1호 인사이다.
정씨는 소청심사위의 감경 처분도 수용할 수 없다며 법원에 행정소송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 16명과 교수 3명 등 20명으로 구성된 인천시 소청심사위는 공무원들에게 ‘관용’을 베풀고 있다. 인천시 소청심사위의 감경률은 2016년 73%, 2017년 45%다. 인천시 공무원들은 징계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하면 절반은 다시 살아와 버젓이 공직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소청심사위는 공무원들이 억울한 징계나 불리한 처분 등을 받을 경우 심사를 통해 공무원의 권익을 구제해주고 있으며, 변호사와 법학 교수 등으로 구성된다.
전교조 인천지부 관계자는 “교장과 교감 등 관리자들은 징계를 받은 뒤 소청심사에서 감경되는 경우가 교사들 보다 많다”며 “감경된 뒤에는 원적교로 복직해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공간에서 얼굴을 맞대고 있어 2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만큼 징계 처분자는 다른 학교로 갈 수 있도록 인사규정을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 ‘가재는 게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소청심사위도 시대 흐름에 맞게 구성원을 다양화하는 등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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