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섭의 MLB스코프] 메이저리그 배트 플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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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이창섭의 MLB스코프] 메이저리그 배트 플립 이야기

아웃다이더 2019-01-16 (수) 02:54 조회 : 2700 추천 : 2

메이저리그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곳이다. 야구를 단순 스포츠가 아닌 미국의 역사 문화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종목에 비해 까다로운 부분들이 많다. 특히 상대를 우롱하는 행동은 더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불문율은 정식으로 채택한 건 아니지만, 암묵적으로 모두가 동의한 규칙이다. 대부분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는 정신이 깃들어져 있다. 그래서 허용되지 않은 것 중 하나가 배트 플립(Bat Flip)이다. 배트 플립은 일반적으로 타자가 홈런을 치고 나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방망이를 던지는 것을 말한다. 이는 투수를 도발하는 행동으로 여겨져 불문율로 분류됐다.

그런데 최근 이 배트 플립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배트 플립을 하나의 볼거리로 보는 시선이 많아졌다. 역동적인 측면이 줄어든 메이저리그에 재미를 더한다는 주장이다.

2015년 토론토와 텍사스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 2-3으로 끌려가던 토론토는 7회말 무사 만루에서 조시 도널슨의 타구가 2루수 루그네드 오도어의 키를 살짝 넘겼다. 그사이 3루주자 케빈 필라가 득점하면서 경기는 3-3 동점이 됐다(1루주자 벤 르비어가 2루에서 아웃되는 바람에 안타로 기록되지 않았다). 계속된 2사 1,3루에서 등장한 타자는 호세 바티스타. 바티스타는 볼카운트 1-1에서 몸쪽 살짝 휘어져 들어오는 투심을 놓치지 않았다. 로저스센터를 광란의 장소로 만든 역전 스리런 홈런이었다.

문제는 바티스타가 홈런을 치고 난 뒤 한 행동이었다. 결정적인 한 방을 친 바티스타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베이스를 돌기 전 방망이를 높이 힘차게 던졌다(사진). 바티스타의 노골적인 배트 플립이 나온 로저스센터는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잠시 중단된 경기는 이내 벤치클리어링까지 일어났다. 홈런을 내준 샘 다이슨이 다음타자 에드윈 엔카나시온에게 다가가서 말을 건네자 양팀 선수들이 모두 뛰어나왔다(관중들을 진정시키던 엔카나시온으로선 충분히 오해할 수 있었다).

결국 텍사스는 바티스타의 한 방으로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패배보다 바티스타의 자극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다이슨이 엔카나시온에게 한 말은 바티스타를 겨냥한 것이었다. 다이슨은 "바티스타가 진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를 더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어린 세대들이 바라보는 우상인데, 그러면 미숙한 행동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워낙 극적이었기 때문에 기분은 이해하지만 프로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 텍사스가 내놓은 입장이었다.

장외논쟁도 치열했다. 배트 플립 찬성론자와 반대론자가 팽팽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듬해 ESPN 라디오에 출연한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배트 플립을 옹호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맨프레드는 배트 플립이 경기를 더 즐겁게 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이저리그에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배트 플립에 힘을 싣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가 된 브라이스 하퍼는 야구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간혹 내 감정을 억눌러야 하기 때문에 피곤할 때가 있다"고. 데뷔 때부터 튀는 행동으로 눈총을 받았던 야시엘 푸이그도 비슷한 말을 했었다. 푸이그는 어린 시절 자신이 한 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의 야구가 너무 다르다고 토로했다. 경기 외적으로 신경 써야할 것이 많다는 뜻이었다.

기사 출저(전문 보기 ):

https://sports.news.naver.com/wbaseball/news/read.nhn?oid=460&aid=0000000964&viewType=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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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수적인 전통 스포츠계도 세대 교체가 일어나면서 세리모니나 쇼맨쉽 등등을 허용하는 분위기로 가는 거 같네요. 옛날 생각해보면 스타리그 같은 거 할 때 이긴 후 좋아서 웃기만 해도 매너 없다고 쌍욕 먹던 시절이 있었는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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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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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갓씨 2019-01-16 (수) 03:03

메쟈팬들의 평균연령이 다른 프로스포츠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말은 신규젊은사람들이 유입이 그만큼 적다는 기사를 본거 같네요

대학에서도 야구부를 폐지하는곳이 늘고 있는만큼 변화가 필요하긴 한거같아요

경기시간이 길기때문에 중간중간에 관중들이 즐거워 할만한것들을 만드는게 중요해보입니다.

축구와 비교해봐도 유망주가 데뷔하고 골넣고 세레머니해도 아무 문제 없는데

야구는 콜업되서 홈런치고 세레머니하면 언론에서도 건방지다고 해버리니...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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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휘아 2019-01-16 (수) 03:16

축구도 상대를 향해 세레머니를 하면 당장 싸움날걸요??

적어도 경기장 내에서만은 상대방을 자극하지 말라는 의도죠...

홈플레이트 밟고 나서 지들끼리 지랄염병을 하더라도 그거가지고 뭐라고 하지는 않잖아요??

근데 솔직히 말하자만 투수는 삼진잡고 소리지르고 어퍼컷 날리고 하는데 타자만 조용히 돌고 들어가라는건 좀 불공평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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