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에 관련한 댓글을 올렸다가 차단당했습니다."

"반박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차단당했습니다."

최근 방송에서 맹활약하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잇따라 비판해 논란의 중심에 선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57)에게 페이스북 계정을 차단당한 네티즌들이 페이스북 모임을 만들었다.

‘황교익에게 차단당한 사람들의 모임’을 줄인 '황차클럽'이다.

페이스북 ‘황차클럽’ 페이지 캡처

지난달 20일 개설된 이 모임엔 채 한 달도 안 된 16일 현재 1570여 명이 가입했다. 이들은 황교익에게 페이스북 계정을 차단당한 이유를 공유하고, 그가 과거 블로그에 게시했던 음식 비평이나 현재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황교익 TV '의 콘텐츠에 대한 비판글을 올린다. 황교익의 지인들이 ‘안티’로 돌아선 사례도 있다.

◇"반대 의견 달자 차단당해"…‘反황교익’ 네티즌의 반격

'황차클럽'이 만들어진 건 지난해 10월 황교익이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공개 비판하면서 네티즌과 벌였던 '막걸리 설전'이 계기가 됐다. 당시 ‘골목식당'에서 12종의 막걸리로 블라인드 시음회를 한 장면을 놓고 황교익이 ‘조작’ 의혹을 제기한 것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이후 일부 네티즌이 "불고기는 일본 음식 ‘야키니쿠’(燒肉)의 번역어" "멸치육수 조리법은 일본에서 생겼다" 등 과거 황교익의 주장을 다시 꺼내 비판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황교익도 "중졸 수준 악플러가 짜깁기한 가짜 정보"라고 맞받아치며 페이스북 등을 통해 논쟁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황교익이 반대 의견을 가진 네티즌들을 무더기로 차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자 페이스북 계정을 차단당한 네티즌들이 ‘황차클럽’을 만들었다. ‘반(反) 황교익’ 네티즌이 모여 황교익에 대한 반격에 나선 셈이다. 한 네티즌은 "불고기·야키니쿠 어원과 관련한 논란이 일어났을 때 반박 댓글에 ‘좋아요’를 누른 이후 차단당했다"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황교익이 백종원을 향해 '조금 뚱뚱한 아저씨'라고 말한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댓글을 남긴 뒤 황교익의 계정에 접속할 수 없었다"고 했다.

◇‘황교익 TV ’ 맞선 ‘황차클럽 TV ’도 생겨…일부 지인도 ‘안티’로 돌아서

'황차클럽'에는 황교익과 소셜미디어에서 '친구' 관계를 맺었거나 실제 만난 경험이 있는 지인들도 포함돼 있다. SBS 다큐멘터리 '밥상의 품격', '소금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천일염 논란' 등을 연출한 프로듀서 서득현씨가 대표적이다. 서씨는 이 모임에 '센세(선생의 일본말)와의 추억'이라는 글을 시리즈로 올리며 황교익을 비판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황차클럽’ 캡처

서씨는 또 자신의 유튜브채널 '편식방'에 ‘황차클럽 TV ’ 시리즈라는 코너도 만들었다.

서씨는 역시 ‘황차클럽’ 회원인 식품공학자 최낙언씨와 함께 황교익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고 반박한다.

유튜브 ‘황차클럽 TV 캡처’

"떡볶이가 '국민간식'으로 자리잡은 건 떡볶이가 맛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국내 쌀 소비 활성화를 위한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는 황교익의 주장에 대해 "맛이 어떤 정책이나 말로만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맛을 이루는 과학적인 요소가 분명히 있다"고 반박하는 식이다.

◇황교익 "'골목식당'이 혐오 조장" 연일 백종원 비판…황차클럽은 "내로남불"

‘황차클럽’ 회원들은 특히 황교익의 ‘백종원 비판’에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황교익이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시민끼리의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방송"이라고 비난하자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지적했다.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혐오 사회’를 비판하면서 정작 자신은 반대 의견은 수용하지 않고 페이스북 계정을 차단하는 게 모순적이라는 것이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과 방송인 백종원/조선 DB

"(황교익과) 다큐멘터리 6개를 함께 하고 해외 촬영도 같이 여러 번 갔다"고 밝힌 방송작가 배관지씨는 "음식의 가치는 소통"이라고 쓴 황교익의 글을 인용하며 "음식의 가치가 소통이라고 말하더니 언행불일치 시전"이라고 했다.

‘황차클럽’ 페이스북 캡처

황교익은 ‘황차클럽’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다. 그러면서 올해도 백종원과 '골목식당'을 향한 맹공은 이어가고 있다. 황교익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이) '백종원 척척박사'를 너무 강하게 밀어붙여 백종원의 모든 말이 옳고 식당 주인의 생각과 행동에는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췄다"며 "‘골목식당’은 시민끼리의 혐오를 부추겨 사회적 공감과 연대를 방해한다. 최악의 방송"이라고 했다.

지난 3일에도 ‘골목식당’에 출연해 불성실한 손님 응대로 논란이 됐던 ‘청파동 피자집’을 언급하며 "인터넷에 피자집 주인에 대한 분노와 혐오가 가득하다"며 "당분간 ‘골목식당’의 시청률은 고공 행진할 것이고, 혐오 사회는 끝 간 데까지 갈 것"이라고 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23&aid=000342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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