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장 근무할 때의 이상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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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글에 이어서 볼링장 근무할 때 겪었던 일을 좀 풀어볼까 합니다.

당시는 스무 살 군대 가기 전 한 1년 정도 볼링장에서 기사로 일을 했었어요.

2층에 8개 레인, 3층에 16개 정도? 운영되고 있었고 2층 기계실 뒤에는 여자 기숙사가 있었고 거실에 방이 세 개 있던걸로 기억하네요.

3층 기계실 뒤에는 그냥 커다란 방 한개만 있었고 기사들이 모두 그 한 방에서 지냈어요.

당시에는 볼링장이 오전 10시인가 오픈하고 새벽 두 시까지 운영을 했고 근무자들은 격일로 근무를 했어요.

어느 날 밤인가 근무가 끝나고 불을 다 끄고 기숙사에 다른 기사들하고 누워있는데 티비도 없었고 당시에는 스마트폰도 없던때라

다들 누워서 잠을 청하고 있었죠. 방에 불도 다 끄고 아주 적막한 그 시간에 레인에서 뭔가 고무같은게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어요.

레인 면에 고무의 면이 맞닿는 소리? 손바닥과 손바닥이 마주쳐 소리가 나듯이 레인에 고무같은게 딱 마주치는 듯 한 소리가 나서

우리(세 명)중 제가 먼저

"어? 무슨 소리지? 밖에 누가 있나?"라고 말하니까 같이 있던 동료도 "그러게? 아무도 없을텐데 무슨 소리야?"

그냥 그 소리가 날 이유가 없어서 도둑이라도 들어왔나 싶어서 모두 동시에 일어나서 나가봤죠.

볼링장 불을 거의 동시에 모두 탁 켰는데 사람의 기척은 하나도 없었고 볼링공이나 용품을 파는 프로샵에 누가 들어갔나 확인을

했는데 그곳에도 아무도 없었죠. 아 아무것도 아니고 그냥 어디 올려놓은 게 떨어졌구나...하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동료 하나가

"어? 레인에 저거 뭐야?"라고 하며 손짓으로 가리켰고 그곳을 쳐다봤는데 신발 한 짝이 떨어져 있더라구요. 분명히 청소를 다 마치고

들어왔는데... 청소할 때 레인도 밀대로 다 밀어서 청소를 하거든요. 제가 가서 그 신발을 집어 들었는데 그 신발은 동료가 일할 때

신었던 신발이고 기숙사에 들어갈 때도 신고 있다가 벗어 놓은 그 동료의 신발 한 짝이었어요.

분명히 신발을 신고 들어갔고 셋이 같이 누워 있었는데???

"누구야. 누가 장난 쳐."라고 말하며 그냥 넘겼어요. 이상했지만 누가 장난친 게 아니면 그럴 수가 없는 일이었거든요.

신발을 챙기고 다시 누워 자려고 하는데 이제 잠이 막 들려고 하는 순간

쿵~ 도르르르르르

어? 볼링공을 굴리는 소리가 들리는겁니다.

그런데 공이 레인에 부딪히는 소리와 굴러가는 소리가 나는데 핀을 지나 벽에 부딪히는 소리는 안들리는거에요.

(청소할 때 핀은 다 정리가 되어있어서 레인 위에 없어요)

'어? 누가 볼링을 쳐. 이 시간에?'라고 혼자 생각을 하며 동료들을 쳐다봤는데 잠이 든 건지 못 듣고 저만 들은건지 그냥 눈 감고 있더라구요.

잘못 들은건가? 생각하며 다시 잠을 청했어요.

이번엔 잠이 들려는 순간이 아니고 어느 정도 잠이 들었는지 소리가 꿈을 꾸듯이 나더라구요.

쿵~ 도르르르르르르르르

잠결이라 신경도 안쓰였고 그게 실제 소리가 나는건지 꿈인지도 몰랐어요.

쿵~ 도르르르르르르르르르

동료들과 동시에 잠에서 깼어요.

서로 눈빛만 오고 가도 '누가 이 시간에 볼링을 치는거지?'라는 눈빛이었고 살짝 두려운 느낌들이 있었어요.

"야 누구지? 부장님 한 잔 하고 오셨나?"

"에이~ 설마 이 시간에 무슨 볼링을 치겠어."

"근데 왜 볼링 소리가 저래?"

"뭐가?"

"왜 마지막에 부딪히는 소리가 안나는거야?'

그때 우리는 무섭다거나 소름 끼친다거나의 기분이 아니라 그냥 단순히 이상하게만 생각했어요.

누가 온건가? 근데 뒤에 기숙사가 있고 직원들 다 자고 있는데 볼링을 치겠어?라며

우리끼리 대화를 하고 있는데

쿵~ 도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또 소리가 들렸어요. 그래서 대체 누가 이 시간에 볼링을 치고 민폐를 끼치나 모두 나갔어요. 

근데 돌아가는 기계는 하나도 없고 볼링장에 불이 켜있지도 않았어요.

대체 누가 장난치나 너무 짜증이나서 3층 구석구석 찾아보고 한 사람이 3층 지키고 두 명이 2층에 내려가서 찾아봤어요.

아무리 구석구석을 찾아도 사람도, 인기척도, 드나든 흔적도 없었어요.

그 때,

삐~ 삐~ 삐~ 하는 소리가 여자 기숙사 쪽에서 들리는거에요.

3층에 있던 동료를 불러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봤는데 보일러실에서 가스 경보음이 나고 있더라구요.

그 경보음은 처음 작동하는거라 깜짝 놀라서 여자 기숙사에 있던 직원을 출입문을 두들겨서 깨웠죠.

"누나~ 누나~ 일어나봐요~."

아무런 반응이 없었어요. 

'아무도 없나?'

직원들이 새벽에 일 끝나면 가끔 기사식당에 한 잔 하러 종종 나갔거든요.

그래도 혹시 사람이 있는거라면 가스중독이 왔을 수도 있어서 더더욱 크게 두드리며 불렀어요.

"누나~ 아무도 없어요~~~~"

순간 캐셔로 일하던 누나 한 명이 잠에서 막 깬 눈으로 짜증섞인 표정으로 문을 열어줬어요.

"아 오늘 왜 이렇게 잠을 못자게 해."

"가스경보기가 울려서 혹시나 위험할까 봐 깨웠어요. 괜찮은거죠?

"몰라. 가스 안 새는것 같아. 냄새도 안 나. 잠 좀 자자고."

"아 미안해요. 더 주무세요."

아무 일도 없다니까 다행이구나 생각하며 경보기 소리를 끄고 3층 남자 기숙사로 올라가려는데 등 뒤에서 누나가 또 짜증 내더라구요.

"야 너네 이 시간에 볼링을 치고 난리야. 볼링 치지 마."

그 뒤로도 가끔 볼링공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고 그 이유는 결국 못 찾았어요.

2층 여자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여직원들도 모두 우리의 소행이라고 생각하는데 도대체 그 소리가 왜 들리는건지 모르겠더라구요.

어떤 때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소리가 들릴 때가 있고 어떤 때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로 일정한 간격은 없었어요.

날씨나 시간대나 온도나 어느 것 하나 일치되는 것도 없었구요. 

여전히 그 소리는 의문으로 남아 있어요.

쿵~ 도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