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보다 용량을 많이 잡아 먹나 보네요.
두번째 이야기가 계속 됩니다.
신랑 신부가 사회자의 소개를 받아서 무대에 올라와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양가 부모님을 무대로 모시고 소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아...무대에 보이는 저 꽃들은 전부 생화 입니다.
꽃값이 저렴한 베트남이라 꽃을 아끼지 않습니다.
소개가 끝났으니 케익 커팅식과 와인잔에 술을 따르는 절차를 진행해야 겠지요.
아래 처럼 말이죠.
이 사진은 줌을 땡겨서 찍었더니 화질구지네요.
여기까지 하면 대략적인 '의식(?)'이 끝났습니다.
이제 부터는 신랑 신부가 하객들 자리를 돌아다니면서 인사하고 같이 술을 마시거나 합니다.
물론 신랑 신부의 가족들도 마찬가지로 자리마다 돌아다니면서 인사를 하고 같이 술을 마십니다.
무대에서는 초대 가수의 노래가 이어집니다.
오늘은 두 명의 초대 가수가 왔는데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 입니다.
둘 다 제가 모르는 가수라 걍 여자 가수만 찍었습니다.
이 집은 특이하게 결혼식 전날에 전야제를 별도로 했다고 합니다.
여기가 아닌 다른 레스토랑에 정말 친한 지인들과 가족들만 초대해서는 가수들을 불러다가 디너쇼를 했다고 합니다.
마눌님은 불쌍하게도 아들놈과 조카를 봐야 해서 전야제는 못 가고 다른 가족들만 다녀 왔다고 합니다.
전야제에 온 가수들이나 결혼식에 온 가수들이나 출연료는 1인당 3-5천만동(1백만원~2.5백만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뭐...저는 누군지 모르는 가수라 이름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수들의 축하 공연이 끝나면 본격적인 피로연이 시작됩니다.
이제 하객들 중에 아무나 원하는 사람은 밴드에게 곡명을 이야기하고 무대에 올라와 노래를 부릅니다.
춤을 추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나머지 사람들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서로 인사를 하고 술잔을 비웁니다.
저희 테이블에 인사 오신 신랑의 어머니(아내의 사촌 언니)가 저를 보더니,
무대에 올라가서 Lam Truong(람 쯔엉)의 Mai mai(마이 마이, 영원히)를 불러 보라고 웃으며 말하네요.
예전에 집에 인사 갔을 때, 노래 한 곡 불러 보라고 해서 불렀던 노래인데 그걸 기억하고는 저에게 추천하네요 ㅡㅡ;;
저 노래는 그 유명한 안재욱의 포에버를 베트남 가수가 번안해서 불러서
오래 전에 남쪽 지방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노래 입니다.
뭐...무대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지는 않았습니다 ㅋ
베트남에서는 신부의 장신구를 가족이나 아주 절친한 지인이 선물을 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베트남도 중국인과 마찬가지로 금에 미친 사람들이기 때문에 무조건 금으로 도배를 합니다.
많은 장신구를 착용하면 할 수록 사랑 받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착용하려고 하고,
기본적으로 순금을 사용하며 다른 보석은 배제를 하는 편 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파이프 형식으로 된 금목걸 한 개와 반지 정도를 착용하는데,
이것도 겉에만 금박을 씌운 것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중산층 이상의 경우에는 안쪽 까지 통으로 순금 목걸이를 착용합니다.
마눌님 말로는 안쪽 까지 순금을 만든 목걸이는 개당 보통 4백-1천만원 정도 한다고 하네요.
오늘 신부님은 정말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미의 관점에서 본다면 별로 이쁘지도 않고 과하게 많이 한 것 같지만 이네들 풍습이라니 뭐....
그러는 와중에 음식들이 계속 나옵니다.
위에 음식은 돼지고기 양념 구이 입니다.
불판 위에 요리를 올려 놓고 구워서 먹습니다.
강황이 약간 포함되어 있어서 색깔이 노랗습니다.
다음 음식은 오늘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새우 찜 입니다.
한국에서는 못 보는 새우인데 베트남 말로는 'Tom cang Xanh(똠 깡 쌩)'이라고 부르는 새우 입니다.
우리 말로 풀어 쓰면 녹색 집게발 새우 정도 되겠네요. 똠이 새우고 깡이 집게발이고 쌩이 녹색이란 뜻 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살아 있을 때는 아주 길다란 집게발이 진한 파랑색을 띄고 있습니다.
(왜 파랑색인데 이름이 녹색 집게발이냐고 묻지 말아주세요. 원래 이름이 그렇습니다)
요리가 되면 파랑색은 사라지지요.
아주 맛이 좋고 새우 중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가 되는 새우 입니다.
1킬로그램에 보통 3만원~4만원 사이에 시장에서 거래가 되고,
식당에서 먹으려면 기본 1킬로그램에 5만원 정도 합니다.
하이네켄 맥주를 들이 부어서 쪄서 먹습니다.
약 3시간의 걸친 결혼식 방문을 끝내고 저희 가족은 먼저 집으로 돌아 옵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결혼식장에 남아 술과 음주가무를 즐기고 있습니다.
저런 식으로 오전에 시작된 결혼식은 오후 늦게 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랑 신부의 친구들은 결혼식이 끝나고 또 별도로 모여서 자기네들 까리 노는 경우도 많습니다.
장인의 누님이 워낙 9 남매의 워낙 대가족이고 조카들도 많기 때문에 일일이 인사하고 맥주 한잔 씩만 마셔도
금방 취하게 되더군요.
집에 도착해서 잠깐 쉬다가 바로 버스를 타고 호치민으로 돌아 옵니다.
집 건너편에서 자리가 넓은 대형 버스를 잡았는데 제기랄...빈 자리가 없네요.
통로에 목욕탕 의자 놓고 거기 앉아서 두시간 반을 달립니다.
그 와중에 조는데 의자 다리가 꺽이면서 뒤로 넘어갈 뻔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네요.
마눌님은 만동(500원)만 내고 그냥 내리고 다른 버스를 잡으라고 하는데
바로 그 순간에 요금을 받습니다.
저도 귀차니즘 때문에 그냥 요금 8만동(4천원)을 내고 그냥 갑니다.
호치민에 도착하기 약 40분 전에 빈 자리가 나서 그나마 남은 시간은 편하게 앉아서 갑니다.
해장 겸 피로를 풀기 위해 마사지 집에 가서 70분짜리 마사지를 받고,
6시에 셔틀 버스를 타고 출발해서 8시에 회사에 도착합니다.
2시에 처가집에서 출발했으니 6시간 만에 도착했네요 ㅠ.ㅠ
이상 결혼식 방문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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