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심장 인간 이식, 두번째 사례도 실패 … 관건은 '면역체계 거부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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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심장 인간 이식, 두번째 사례도 실패 … 관건은 '면역체계 거부반응' (naver.com)

'인수 공통감염' 문제 해결했지만
이식후 6주만에 급작스럽게 사망
유전자 조작으로 해결책 찾는 중

지난달 30일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은 두 번째 환자인 로런스 포세트 씨가 이식 6주 만에 사망했다. 이식 수술에 성공해 순조롭게 건강을 되찾는 듯했지만 급작스러운 면역 거부반응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윤리적 문제를 차치하고 발생할 수 있는 이종 간 장기이식의 대표적인 걸림돌에는 면역학적 거부반응, 인수 공통 감염 문제 등이 있다. 지난해 1월 돼지에게 심장을 이식받은 첫 번째 환자는 수술 두 달 뒤 여러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장기이식 시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면역 거부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부검에서 돼지에게서 폐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등이 발견됐다. 두 번째 이식을 앞두고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 측은 "이번 연구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식에 사용한 돼지에 대해 정밀한 바이러스 및 세균 검사를 실시했으며 지난해 1월 없었던 새로운 분석법을 사용해 항체를 반복 검사했다"고 밝혔다.

각고의 노력 끝에 인수 공통 감염이라는 문제를 넘었지만 이번에는 면역 거부반응이라는 허들을 넘지 못한 것이다.

면역 거부반응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유전자 조작이다. 많은 과학자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위험성을 제거하고 이식 가능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인체 면역 시스템이 자연 항체를 갖고 있는 돼지 세포 내 당단백질 '알파갈(α-gal)' 제거가 가장 대표적인 해결 사례다. 이식된 장기와 결합해 수 초에서 수 분 내에 혈전을 만들고 장기를 파괴하는 초급성 면역 반응을 발생시키는 주요 요인인 알파갈 또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

이 밖에 혈액 응고 장애 등 체액성 급성 거부반응, '돼지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PERV)' 등 다른 문제도 유전자 가위를 통해 해결책이 나왔다. 이와 함께 면역억제제, 혈액 응고 방지제 등 약물을 함께 사용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식 후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발생하는 느리고 점진적인 만성 면역 거부반응은 아직도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극복해야 할 난관이다. 복합적이고 장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원인 기전을 찾기가 쉽지 않고 그에 따라 해결도 어렵다. 만성 면역 거부반응의 원인에는 염증, 세포 손상, 산화 스트레스 등 면역학적·비면역학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다.

이식 장기 내에서 발생하는 면역 반응으로 장기 기능이 손상되고, 이를 보상하기 위한 과정에서 비면역적 기전이 촉진된다. 결국 만성 거부반응으로 이식 장기가 섬유화되고 이에 따라 기능 장애와 함께 이식 수술이 실패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종 간 장기이식을 통해 장기 생존한 환자가 없는 상황에서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알 수 없다는 점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다. 많은 전문가는 첫 번째 이식의 교훈을 통해 두 번째 이식에서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더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두 번의 이식 수술을 주도한 바틀리 그리피스 메릴랜드대 의대 교수는 "포세트 씨의 마지막 소원은 우리가 이식 수술로 배운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