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1분기도 ‘3천억’ 적자…이차전지 계열사들 수술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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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1분기도 ‘3천억’ 적자…이차전지 계열사들 수술대 오른다
수정 2024-04-29 21:12 등록 2024-04-29 19:43

이차전지 업체 에스케이(SK)온의 영업 적자가 큰 폭으로 다시 커졌다. 직전 분기 영업손실 규모를 100억원대까지 줄였던 에스케이온은 2024년 1분기 영업손실이 3천억원대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매출도 직전 분기보다 1조원 이상 줄었다. 실적이 크게 후퇴하면서 시장에선 모회사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의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29일 자회사인 에스케이온의 올해 1분기 매출(이하 연결기준)이 1조6836억원, 영업이익은 3315억원 손실이라고 공시했다. 2023년 4분기 실적(매출 2조7231억원, 영업손실 186억원)과 견줘 매출은 38.2% 줄었고, 영업손실 규모는 약 18배 커졌다. 10개 분기 연속 적자다. 에스케이온은 2023년 2분기까지 매분기 1천억∼3천억원 영업손실을 내다, 2023년 3분기부터 수백억원대까지 적자를 줄였다.

에스케이온은 2021년 에스케이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된 뒤 줄곧 적자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보를 위해 조 단위 투자를 이어가며 올해 흑자 전환을 기대했으나 전기차 업황 부진이 닥쳤다. 전기차에 납품하는 이차전지 판매량이 줄면서 공장 가동률이 떨어졌는데 인건비·임대료 등 공장 관련 고정비 지출은 계속돼 수익성이 악화했다.

미국 내 판매량이 감소하며 올 1분기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를 통해 받은 돈(385억원)도 전 분기(2401억원)보다 84% 줄었다. 에스케이온 쪽은 “판매 물량 감소, 판매가격 하락 등으로 영업손실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흑자 전환이 늦어지면서 재무 부담은 한층 커졌다. 에스케이온은 이차전지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영업손실에도 매해 5조∼7조원의 ‘빚내서 설비투자’를 지속했다. 올해도 공장 증설 등 7조5천억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계획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에스케이온의 총 차입금은 16조6559억원에 이른다. 지난 한 해 이자비용만 4698억6700만원이었고, 부채비율은 189.98%다. 에스케이온 쪽은 올해 설비투자 자금 조달과 관련해 “92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에너지부의 정책 자금, 현대차 합작법인(JV) 파트너사 대여금 조달, 미 인플레이션감축법 세액공제(AMPC) 유동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케이온은 그동안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차입, 프리기업공개(IPO) 등 여러 수단을 동원해 투자금을 마련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도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댔다. 미래 성장 동력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었지만, 에스케이그룹 주력 계열사에까지 재무 부담이 전이된 모양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지난 3월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로 낮추며, 빨간 경고등을 켰다.

에스케이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시장의 우려를 감안해, 그룹 내 사업을 점검 및 최적화하는 ‘리밸런싱’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에스케이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 결과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이차전지 계열사들이 쇄신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날 전기차용 분리막을 판매하는 그룹 계열사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도 1분기 영업손실이 674억원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선 이차전지 사업은 이어가되 계열사 간 합병 및 일부 계열사 지분 매각 등의 안이 나올 수 있다고 예측한다.

전슬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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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금리차에 매도 몰렸다…“엔저, 일본 국력 저하가 근본 원인”
수정 2024-04-29 19:57등록 2024-04-29 17:39

29일 한때 1달러에 160엔 넘기기도

“시장에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26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금융정책결정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엔저를 강하게 견제하지 않았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 금융시장 관계자는 29일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에 “미·일의 금리 차가 뚜렷해 엔저 흐름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며 엔화 가치 급락의 원인 중 하나로 우에다 총재의 행보를 지목했다. 일본은행이 지난 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0~0.1%) 동결을 결정한 뒤 사흘 만인 29일 외환시장에선 엔-달러 환율이 한때 1달러 155엔대에서 160엔대를 넘겼다.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 약세가 계속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미·일의 금리 차로 엔을 팔고 달러를 사려는 움직임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고 17년 만에 소폭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추가 금리 인상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반해 미국은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체되면서 금리 인하가 늦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당분간 미·일의 금리 차가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흐름에 더해 우에다 총재의 발언도 엔화 가치 약세를 부채질했다. 그는 지난 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현재는 엔화 약세가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 않다”고 전제하면서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이 발생한다면 금융 정책 고려나 판단 재료가 될 것으로 생각해 충분히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가 말하는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은 ‘임금 인상→물가 상승’의 선순환을 말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우에다 총재의 발언은 ‘엔저에 (금리 인상 등) 금융 정책으로 직접 대응할 생각이 없다’는 일본은행의 ‘정론’을 강조한 것이다. 이것이 부각되면서 엔 매도세가 확산됐다”고 전했다. 시장에선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은 빨라도 올해 9월께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화 가치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의 국력 저하에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은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15~64살) 감소 등 한 국가의 종합적인 ‘경제 실력’을 보여주는 잠재성장률이 0%대(2009년 이후 평균 0.6%)를 유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잠재성장률뿐만 아니라 낮은 급여, 재정 상황 등 엔저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의 국력 저하다. 경제 실력에 견줘 비싸게 평가받던 엔 시세가 (실제에 맞게) 수정되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선 지정학 문제 등 달러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1달러 100엔대’ 시대로 돌아가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이날 엔화 가치는 오후 1시께부터 약 한시간에 걸쳐 4엔 넘게 출렁이며 달러당 160엔대에서 155엔 초반까지 반등했다. 엔화 가치가 오후 들어서 반등한 이유에는 일본 금융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퍼졌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엔화 가치가 반등한 이날 오후 개입 여부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지금은 노코멘트”라고만 말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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