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된 ‘중국發 위기’, 직격탄 맞은 IT 거인 애플
국제 이다비 기자
입력 2019.01.03 10:34
‘IT(정보기술) 거인’ 애플이 ‘중국발 위기설(說)’에 직격탄을 맞았다. 애플이 2일(현지 시각) 신제품의 중국 수요 둔화로 올 1분기(2018년 10~12월)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하자 주가가 시간외거래에서 7% 이상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 부진이 곧장 애플 실적 둔화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 셈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마켓워치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1분기 매출 전망치가 840억달러(약 94조29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애플의 기존 전망치인 890억~930억달러(약 99조9000억~104조4000억원)에서 최소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 이상 크게 준 것이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전망치인 913억달러(약 102조1600억원)에도 크게 못 미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2018년 9월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아이폰XS와 아이폰XS 맥스를 공개한 직후 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애플 라이브 영상 캡쳐
이 내용은 뉴욕증시 장 마감 후에 알려졌다. 애플 주가는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 약 7% 내렸다. 애플 주가는 2일 오후 6시 기준으로 146달러(약 16만4000원)에 그쳤다.
애플에 타격을 준 건 중국발 위기다. 중국 내 애플 제품 수요와 중국 내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1분기 매출 전망치가 내려갔다.
지난해 9월 선보인 아이폰X(텐)S맥스·아이폰XS·아이폰XR 3개 제품 수요가 중국에서 많이 줄었고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2월 ‘화웨이 사태’가 불거지면서 애플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지난해 7월부터 발발한 미·중 무역 전쟁도 한몫했다. 쿡 CEO는 중국 정부가 발표한 중국 국내총생산(GDP) 자료를 인용,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가 둔화하기 시작했다"며 "금융 시장에 불확실성을 안겨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스마트폰 시장도 위축됐다"고 했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아이폰 판매 부진에 미·중 무역 갈등이 자리 잡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쿡 CEO는 "주요 신흥 시장에서 몇 가지 도전을 예상했지만 특히 중국에서의 매출 감소 규모는 예측하지 못했다"며 "사실 우리의 연간 세계적인 매출 감소는 아이폰과 아이패드(iPad), 맥(Mac) 수요가 중국에서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형 아이폰인 ‘아이폰XS’와 ‘아이폰XS 맥스’ ‘아이폰 XR’. /애플 홈페이지 캡처
앞서 애플은 지난해 신제품을 선보인 후 판매가 부진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연일 추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지난 분기인 2018년도 4분기(2018년 7월~2018년 9월)에 4689만대로 시장전망치(4750만대)를 밑돌았다.
애플은 지난해 11월 초 실적발표 당시 다음 분기부터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의 판매 실적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조치를 두고 애플이 아이폰 판매량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애플 주가는 11월 초 실적 발표 이후 약 20% 내렸다. 1조달러(약 1126조2000억원)를 넘었던 애플 시가총액은 당시 8820억달러(약 994조원)까지 내려앉았다.
실제 애플은 신제품의 생산 계획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아이폰X 시리즈 중 가장 저렴한 아이폰XR의 생산 계획을 줄였다고 WSJ은 전했다. 애플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XR 제품 7000만대를 생산하려고 했지만 지난해 10월 말 기존 계획 물량의 3분의 2로 축소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성수기인 10월부터 12월을 앞두고 스마트폰 업체들은 신제품 생산량을 대폭 늘리는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이런 일은 2013년 중국 시장용으로 선보였던 아이폰5C 이후 처음이다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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