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국민에 손해끼친 삼성에 손해배상청구하라”
조문희 기자 [email protected]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등 시민단체는 24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국민들이 손해를 봤다며 국민연금이 삼성에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합병비율을 부당하게 조작해 국민연금공단과 국민의 노후자산에 손해를 끼친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물산의 불법행위에는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한다”며 “국민연금공단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불법행위자들이 입힌 손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라”고 했다.
2015년 국민연금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결정하기 위한 주주총회 당시 안진·삼정회계법인의 ‘합병비율 검토보고서’를 바탕으로 삼성물산 1주와 제일모직 0.35주를 맞교환하는 데 찬성했다. 제일모직의 가치를 삼성물산의 3배 가까이 높게 책정한 당시 합병비율 검토보고서는 이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삼성 측 요구로 조작된 것이라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 7월 참여연대는 두 기업의 적정 합병비율이 1:1.0~1:1.36이었다고 추산했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불공정한 합병비율로 인한 이재용 부회장의 부당이득은 3조1000억~4조1000억원이며 국민연금의 손실은 무려 5200억~6750억원에 달한다”며 “국민연금은 삼성 측의 불법행위로 기금손실을 입었고, 이는 국민 노후자산의 피해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오종헌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은 “국민연금공단은 소송을 성실히 수행해 불법행위자들에 의한 손해를 반드시 회복시켜야 한다”며 “(나아가) 죄를 지으면 벌을 받고, 값을 치른다는 것을 보여줘야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시민단체들은 국민연금이 2020년 3월 계획된 다수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주주권을 행사해달라고도 촉구했다. 이들은 “재벌 총수가 횡령·배임 등 각종 범죄 행위로 기업에 손해를 끼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된 지 1년이 훌쩍 넘었지만 주무부처의 제도 이행 의지를 찾기 어렵다. 이는 국민 노후자금 수탁자로서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2020년 주주총회에서 법령위반 등 사안에 대해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서둘러 나서 달라”고 했다.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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