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S 설명 안 해" 원금 전액 손실 우려 '속 타는 라임 펀드 투자자'
김은성 기자 [email protected]
13일 라임자산운용에 따르면 이날 현재 3개 모(母)펀드에 딸린 자(子)펀드 총 157개에 대한 환매가 연기된 상태다. 연기 금액은 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
투자자가 투자금을 돌려받으려면 먼저 모펀드가 투자한 자산을 현금화해야 한다. 이후 자펀드에 투자한 금액 비율대로 받는 방식이다.
최근 삼일회계법인이 2개 모펀드를 실사한 결과 예상 회수율은 50∼65%, 58∼77%로 집계됐다. 다단계 금융사기에 연루된 무역금융 펀드 실사 결과는 이달 말에 나온다.
모펀드의 자금 회수율은 절반을 웃돌지만 문제는 자펀드다. 상품별·판매사별로 차이가 난다. 특히 환매중지된 자펀드 중 증권사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자금이 있는 경우 손실률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운용사의 증거금(펀드 투자자산)을 담보로 자산을 대신 매입하는 것으로, 증권사는 채권자로서 손실 위험 시 1순위로 원금을 회수한다. TRS 계약을 체결한 경우 증권사가 자금을 먼저 회수하면 개인 투자자들의 손해는 더 커지게 된다. 상품별 TRS 계약 비율에 따라 투자금 회수율이 달라질 수 있다.
소송을 제기한 투자자들은 판매사들이 이런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한 투자자는 “뉴스에서 TRS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며 “증권사가 돈을 빼간 뒤 후순위로 받는 줄 알았다면 누가 가입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향후 소송과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과정에서 판매사들이 관련 내용을 투자자에게 어디까지 제대로 설명했는지 여부를 두고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 제47조 시행령 제53조에는 ‘금융투자 상품의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 투자에 따르는 위험’이라고만 나올 뿐 설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라임운용은 최근 판매사에 전달한 질의응답서를 통해 “자펀드에서 TRS가 활용된 경우 상품별 판매사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이후 예정돼 있는 자펀드별 상황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판매사와 TRS 제공사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업계 관계자는 “TRS에 따라 합법적으로 자금 회수에 우선순위가 있고 이를 양보할 경우 배임 이슈가 발생해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14일 라임에 대한 중간검사 결과와 사모펀드에 대한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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