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키맨 “장·차남 지지”…OCI와 통합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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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키맨 “장·차남 지지”…OCI와 통합 빨간불
수정 2024-03-23 00:16 등록 2024-03-23 00:08

오씨아이(OCI)그룹과의 통합 추진 과정에서 촉발된 한미약품그룹(이하 한미약품) 총수일가 경영권 분쟁의 ‘키맨’으로 꼽히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통합 반대파인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지주사) 정기주주총회에서 통합작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동국 회장은 22일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그간의 경영 실패와 최근 불투명한 경영권 거래 절차를 보며 기존 경영진을 지지할 수는 없었다”며 “(임성기 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종윤 사장 쪽도 한겨레에 “신 회장이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인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현재 한미약품은 임성기 회장의 부인 송영숙 회장과 이들의 딸 임주현 사장 주도로 오씨아이그룹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파인 모녀와 반대파인 장·차남 대결 구도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모녀를 겨냥해 ”대주주들의 상속세 부담 등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의 지배구조와 경영권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거래를 (OCI그룹과) 행했다”며 “이로 인해 투자 활동이 지체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신 회장의 결정은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 표대결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기준, 한미사이언스의 모녀 지분은 21.86%다. 친족 등 우호지분을 포함하면 35% 정도다. 형제 지분은 20.47%로 우호지분을 합하면 28%가량 된다. 신 회장이 이들 형제 손을 들어주면, 형제는 주총 표대결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오씨아이그룹과의 통합 추진 무산은 물론, 경영에서 물러난 형제가 이사회를 장악하고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관건은 국민연금공단의 선택이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갖고 있다. 국민연금의 선택에 따라 통합 성사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김경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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