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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수감 중 ‘79억 보수’…계열사 이사진 모두 지급 결정 찬성
수정 2024-03-27 09:17 등록 2024-03-27 06:00
경제개혁연대 “부당보수는 반납하고
각 회사 이사진은 환수 방안 검토해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회장이 수감 중에도 계열사로부터 고액 보수를 받도록 한 이사진에 대한 배임 논란이 일고 있다. 조 회장에게 고액 보수를 준 계열사 사외이사에는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후보로 물망에 오르는 학계 인사도 포함돼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26일 성명을 내어 “조현범 회장의 보수는 (그가)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하지 못했음이 명백함에도 한 해 전보다 더 많다. 부당한 보수 수령으로 볼 여지가 매우 크다”며 “이를 결정한 이사들은 배임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타이어와 이 회사의 모회사인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조 회장에게 각각 31억4200만원과 47억700만원의 보수(급여 및 상여)를 지급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조 회장이 한국앤컴퍼니에서 받은 보수 수준은 이 회사 전문경영인인 안종선 사장의 보수(8억700만원)보다 약 5.8배 많다.
특히 논란이 이는 대목은 조 회장이 지난해 9개월 동안 수감 중이었다는 점이다. 조 회장은 계열사 부당 지원 등의 혐의로 지난해 3월 구속기소돼 그해 11월 보석으로 석방됐다. 경제개혁연대는 “조 회장은 지난해 받은 보수를 모두 돌려놔야 하며, 각 회사의 이사진들은 보수를 환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조 회장에게 고액 보수를 지급하도록 한 이사회 결정에 전직 고위 관료 등 사외이사가 모두 참여했다는 점이다. 한국앤컴퍼니의 사외이사에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민세진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동국대 교수) 등이 있다. 민 위원은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후보로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27일 조 회장의 보수 지급 안건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이사회에는 한 달 앞서 보석으로 석방된 조현범 회장도 참석했다.
박 전 장관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배임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은 든다. 하지만 옥중에서도 보고를 받고 (업무) 지시했고 석방 뒤에도 출근을 매일 했으니 (나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봤다”며 “회사에서도 법률 검토를 거쳐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세진 위원은 “일상적이지는 않지만 (옥중에서도) 보고를 받고 업무 수행한 부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논의 없이 찬성한 건 아니다”라며 “다만 이사진에는 의장 포함 4명의 사내이사가 있는데 그 자리에서 논의와 입장정리가 이뤄졌다고 보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타이어는 전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철회한 바 있다. 회사 쪽은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해 조 회장이 스스로 안건 철회를 했다”고 말했다. 다만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를 제외한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등 4곳에서 임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최우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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