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34237.html
‘유명인 사칭’ 피해 2천여억 원…“어떤 혐의 적용할지 모호”
수정 2024-03-28 20:13 등록 2024-03-28 14:38
‘진짜 김미경 강사님 믿고 들어가 보았는데…’ 유명 강사인 김미경 엠케이유니버스 대표는 올해 1월 중순부터 유튜브 구독자들의 댓글을 보며 유명인 사칭 피싱 사기의 심각성을 느꼈다. 본인을 사칭한 투자사기 광고를 보고 적게는 200만원, 많게는 2억4천만원을 잃었다는 하소연이 빗발쳤다.
김 대표는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각 플랫폼 업체에 사칭 광고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김 대표 쪽은 “광고 50개를 지워달라고 하면, 50개가 새로 뜬다. 경찰은 ‘금전 피해를 본 당사자가 아니면 접수가 안 된다거나, 사칭만 가지고는 (사기범을) 처벌하기가 어렵다’고 했다”며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다 했는데도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유명인을 사칭해 투자 리딩방으로 끌어들이는 사기 범죄가 지난해부터 기승을 부리자, 경찰청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투자리딩방 사기 특별 단속 기한을 당초 올해 3월까지 계획했던 데서 7개월 연장하고, 이에 맞춰 이달 중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도 개편했다. 피해자들도 사칭 광고를 실어 나른 국내외 플랫폼 업체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찰에 접수된 투자 리딩방 사기 피해 건수는 2517건으로, 피해액은 2371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수사기관조차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는 투자 사기 조직 검거 외에, 당장 피해자를 끌어들이는 유명인 사칭 광고 피해를 막기 위한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다는 점이다. 우선 유명인 사칭에 어떤 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가 모호하다. 현재 온라인 플랫폼의 사칭 광고 자체를 규제하는 법은 없다. 보이스피싱 수사 경험이 있는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은 “실제 손실로 이어지지 않는 한 본인을 사칭했다는 것만 가지고는 사기인지, 아니면 또 다른 범죄인지 특정이 어렵다”며 “금전적 손실을 본 투자리딩방 피해자가 직접 나서지 않는다면 수사 착수가 힘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사칭을 당한 유명인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수 있지만,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플랫폼 업체가 주로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어 국제 공조가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해외에서는 유명인의 경우 명예훼손의 주체가 되지 못하거나 민사소송의 대상이 될 뿐, 형사고소 대상은 아니라는 인식이 있는 탓이다.
투자 리딩방 수사를 맡은 경찰청 관계자는 “유명인들의 고소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지만, 그보다 먼저 사칭 광고를 빨리 삭제하고 차단해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청이 지난달 국무조정실을 통해 플랫폼 광고 규제를 맡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적극적으로 조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낸 이유다. 방통위는 지난해 10월 각 플랫폼 업체에 ‘자율 규제’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이달 재차 ‘적극적으로 해달라’는 협조 요청을 했다. 다만 방통위 관계자는 “업체 쪽도 워낙 올라오는 광고의 양이 많다는 얘기를 하는데, 조금 더 (규제)해달라고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피해 차단이 쉽잖은 가운데 사칭을 당한 유명인들은 투자사기 피해자들을 모아 국내외 플랫폼을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유명인 사칭 사기 사건을 대리하는 한상준 변호사(법무법인 대건)는 “플랫폼 업체들은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리며 사전에 내용을 검수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 아무리 피해를 호소해도 무시해버리면 그만이라는 태도”라며 “소송을 진행하면 자정 노력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돼 해외 현지에서도 담당해 줄 로펌을 섭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가윤 기자 [email protected]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34296.html
검찰, ‘158억 무차입 공매도’ HSBC 홍콩 법인 기소
수정 2024-03-28 18:09 등록 2024-03-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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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검 불법공매도수사팀(부장 권찬혁)은 28일 자본시장법위반 혐의로 에이치에스비시(HBSB) 홍콩 법인 소속 트레이더 3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법인의 대표자나 소속 직원이 법을 위반했을 경우 법인도 함께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자본시장법상 양벌규정을 적용해 에이치에스비시 홍콩 소재 법인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2021년 4월 불법 공매도 형사처벌 규정이 신설된 후 무차입 공매도 혐의로 글로벌 투자은행 법인이 기소된 첫 사례다.
이들은 지난 2021년 8월∼12월까지 호텔신라 등 9개 상장사 주식 32만주, 157억8천468만원어치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해 국내 자본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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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무차입 공매도를 반복하면서, 공매도가 실행된 국내 지점의 서버 자료를 주기적으로 삭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운용했고, 주요 자료 전부를 해외 서버에 보관하면서 금융당국의 접근을 원천 차단했다. 검찰은 이들이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차입 공매도를 실행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주식 차입 완료 여부에 대한 증권사의 부실한 확인 방식 등 불법 공매도에 대한 감시 공백,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악의적인 관리·감독 회피 등 제도적 미비점이 발견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주무부처에 신속히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우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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