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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주총서 새 이사진 짜…‘횡령 혐의’ 조현범 회장 빠져
수정 2024-03-28 19:11 등록 2024-03-28 16:00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조현범 회장이 빠진 8명의 새 이사진을 구성했다. 전체 이사진은 7명에서 8명으로 늘었고 감사위원회 위원은 4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조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해 사내이사직에서 내려왔다.
한국타이어는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건을 의결했다. 새 이사진은 사내이사 2명(이수일, 박종호 재선임)과 사외이사 6명(표현명, 김종갑, 강영재, 김정연, 한성권, 문두철)이다.
사내이사는 3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조 회장이 주총을 사흘 앞두고 사내이사 재선임 건을 자진 철회한 탓이다. 그는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회사 자금으로 집수리를 하고 고급 외제차를 사는 등 200억원대 횡령·배임 행위다. 또 본인과 형이 소유한 엠케이티(MKT·현 한국프리전시웍스)가 한국타이어에 타이어 몰드를 납품할 때 가격을 높게 받아 이익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금융정의연대·참여연대 등은 조 회장과 현 경영진의 이사직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사외이사는 2명이 늘어난 6명으로 구성됐다. 표현명·강영재·김종갑 이사가 재선임됐고, 이미라 전 제네럴 일렉트릭(GE) 한국 인사총괄이 물러났다. 김정연 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성권 현대차 정몽구 재단 부이사장, 문두철 연세대 경영대 교수 등이 새 사외이사가 됐다.
감사위원회도 새로운 인물로 꾸려졌다. 인원은 4명에서 3명으로 축소됐다. 새롭게 들어온 사외이사 3명(김정연, 한성권, 문두철)이 감사위원을 맡게 됐으며, 김종갑 감사위원 재선임 건은 철회됐다. 김종갑(전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대표) 감사위원 재선임 건은 지난 25일 조현범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건과 함께 철회됐다. 한국타이어 쪽은 “일신상의 사유로 안건을 철회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민단체 쪽에서 관련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를 낸 바 있어 이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지난 21일 “반복적인 불법행위로 기업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 조현범 회장에 대해 해임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재선임 추진을 찬성 또는 묵과한 김종갑 후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며 감사위원 재선임 건을 반대했다.
한국타이어가 진통을 겪으며 주총을 마무리했으나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조 회장은 12년 만에 사내이사직에서 내려왔으나 회장직은 유지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타이어를 제외한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등 4곳의 임원직도 그대로 맡는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26일 “회사와 관련된 사건으로 형사재판 중인 조현범 회장은 임기 만료되는 이사직을 내려놓은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며 회사와 주주에게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에서 미등기 포함 모든 이사직 사임과 작년에 받은 보수 전체를 회사에 돌려놓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슬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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