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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네이버·쿠팡 올해 총수 일가 RSU 공시해야
수정 2024-04-16 19:09 등록 2024-04-16 15:49
공정위, 대규모기업집단 공시매뉴얼 개정
“RSU 사익 편취에 악용 우려 사전 차단”
올해부터 재벌그룹 총수 일가가 받기로 한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 Restricted Stock Unit)가 의무 공시된다. 알에스유가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재벌가 사익편취에 악용될 소지를 줄이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 매뉴얼을 개정해서다. 이에 따라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은 상장사는 물론 비상장사도 알에스유 현황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
공정위는 16일 이런 내용을 담아 ‘대규모기업집단 공시매뉴얼’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김민지 공정위 공시점검과장은 브리핑에서 “알에스유가 총수 일가 등의 지분율 확대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알에스유 내용을 공시하도록 매뉴얼을 개정했다”고 말했다. 알에스유는 일정 경영목표를 충족하면 회사가 사들인 주식과 현금을 나눠주는 성과보상제도로 알려져 있으나 상당수 국내 기업들은 성과 목표를 두지 않고 알에스유를 총수 일가를 포함해 경영진에게 부여하고 있다.
올해 대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2022년 사업연도 기준 82개)으로 지정되는 재벌기업은 연 1회 직전 사업연도 기준 총수일가 및 임원 등 특수관계인과의 알에스유 계약 체결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기업집단현황공시 항목 중 ‘특수관계인에 대한 유가증권 거래현황’에 부여일, 약정 유형, 주식 종류, 수량, 기타 주요 약정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도록 했다.
공정위는 알에스유 제도가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총수일가의 지분율 확대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제도 개선에 나섰다고 명확히 밝혔다. 이 제도를 국내 처음 도입한 한화를 비롯해 네이버·쿠팡·두산·크래프톤 등의 기업이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으나 그 운영 행태는 차이가 크다. 또 상법상 대주주에게 지급할 수 없는 스톡옵션과 달리, 알에스유는 지급 대상·조건·한도 등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터라 총수 일가에 부여하는 곳도 있다. 이런 논란 속에 엘에스(LS)그룹은 올해 초 알에스유 보상제를 철회한 바 있다.
재계는 즉각 반발했다. 재벌 그룹 이해를 대변하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옛 전경련)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공정위 공시가 금감원 공시와 중복된다는 점을 들어 기업 부담이 가중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상장회사가 임원들과 체결한 알에스유를 공시하도록 제도를 개선한 바 있다.
하지만 금감원과 공정위의 공시는 서로 그 목적이 다르다. 금감원 공시는 자본시장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에스유를 임원 보수의 일종으로 본다. 반면, 공정위 공시는 경제력 집중을 감시하는 제도다. 알에스유를 기업 집단 지배구조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공정위가 바라본다는 뜻이다. 특히 대기업집단 소속 비상장회사의 알에스유 현황이 드러난다는 점이 금감원 공시와의 가장 큰 차이다. 현재 2023년 지정된 대기업집단 소속 법인 3061곳 중 88.9%가 비상장사다.
김 과장은 “기업 집단이 도입한 알에스유 형태가 임직원들의 성과와 연동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이번 매뉴얼 개정에 따라 알에스유 체결에 의한 총수일가 등의 지분변동 내역, 장래 예상되는 지분변동 가능성 등에 관한 정보를 시장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mail protected], 김경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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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 워크아웃, 대주주 100대1 무상감자·1조원 출자전환
수정 2024-04-16 21:51등록 2024-04-16 16:57
산은, 소액주주는 2:1 무상감자
지난 2월부터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관련 자산·부채 실사를 진행해온 산업은행을 비롯한 태영건설 주요 채권단이 태영 대주주에 대한 100대1 무상감자와 1조원 규모의 출자 전환에 나서는 방향의 기업개선계획 윤곽을 발표했다.
16일 산업은행은 18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태영건설 주요 채권단 운영위원회 설명회를 열어 태영건설의 피에프(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기업개선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주요 내용은 태영 대주주와 소액주주에 대한 무상감자, 대출채권의 주식 출자전환, 60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처리방안, 태영건설의 경영·관리 계획 등이다.
이날 회의에서 산은은 윤석민 태영 회장 등 대주주는 보통주 100주를 1주로, 소액주주는 2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 비율을 제시했다. 무상감자는 일반적으로 회사 결손금이 커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을 때 실질 자산의 변화없이 주식 수만 감소시켜 자본금을 줄이는 목적으로 활용된다. 회계상 손실을 주주의 희생(손실)으로 털어내 채권단의 신규자본 투입 등 자본확충이 원활하도록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아울러 대주주는 기존 채권의 100%(7천억원 규모), 금융채권자는 무담보채권의 50%(3천억원 규모)를 출자 전환해 약 1조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태영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635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다만 100대1 무상감자에도 태영홀딩스 오너 일가는 여전히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일단 태영건설 지분 41.8%를 갖고 있는 대주주(티와이홀딩스 27.8%, 윤석민 회장 10.0% 등)의 주식이 100분의 1로 감자되면 티와이홀딩스의 경우 태영건설 보유지분이 27.8%에서 한자릿수대로 낮아지게 된다. 그러나 이후 태영 대주주의 태영건설에 대한 채권 7천억원이 출자로 전환되면 대주주 지분은 약 60%로 높아질 전망이다. 금호산업(2010년)·쌍용건설(2013년) 등 앞선 채권단 출자전환 사례에서는 오너 일가가 최대주주 자리를 잃게 된 바 있다.
태영건설의 피에프 사업장 60곳 중에 본피에프 단계인 40곳은 대부분 공사가 정상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브릿지론 단계인 20곳은 경·공매나 시공사 교체 등을 통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오는 18일 전체 채권단 설명회를 열어 기업개선계획을 채권자 협의회에 부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후 이뤄지는 기업개선계획 서면투표에서 채권단의 75% 이상이 찬성하면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정식 결의돼 본격적인 워크아웃 진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주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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