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게시판에서 제대 4일 남겨 놓고 영창간 말년 병장 관련 글을 봤습니다.
그 글을 보다가 문득 옛날 군생활할 때 있었던 소대장과의 기싸움이 생각이 나서 몇 자 적어 봅니다.
옛날 군생활을 할 때, 저희 부대는 휴가증이 상대적으로 잘 나오는 편 이었습니다.
수색중대다 보니 여기저기 큰 훈련도 많이 뛰는 편 이어서 휴가증이 풍부한 편 이었죠.
그래서 중대에는 한 가지 관습이 있었습니다.
소대에 나오는 무기명휴가증은 짬밥 순서대로 해서 받는 것 이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보통 제대할 때 까지 2번의 휴가를 나갈 기회가 있었죠.
나름 공평한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능력이 떨어져도 군생활 하면서 똑같이 포상휴가나 위로휴가를 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 균형이 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제가 병장이 되었을 때 소대에 새로 소대장이 부임을 했었습니다.
사람 자체는 나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처음 부임 했을 때도 별 다른 문제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큰 훈련을 갔다가 왔는데 소대에 휴가증이 2장이 나오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소대장은 자기 따라 다니면서 고생 많이 했다면서 당시 소대 통신병이었던 이등병에게 휴가증을 준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 일로 소대가 발칵 뒤집혔죠.
왜냐하면 그렇게 함으로서 병장 중에서 휴가를 못 받고 제대할 수 있는 인원이 생기기 때문 이었죠.
당장 병장들이 소대장에게 면담을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소대에 내려오는 관습에 대해서 설명을 했죠.
모두가 공평하게 휴가를 가기 위해서 오래 전 부터 시행되어 오던 제도이고,
지금 소대장이 임의대로 그것을 폐기하게 되면 많은 인원들이 불공평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고 했죠.
모두가 고생한 훈련인데 단지 소대장 따라다녔다고 포상휴가를 받아 나가면,
나머지 고생한 인원들은 뭐가 되느냐고 설득을 했습니다.
하지만 소대장은 요지부동이었죠.
그건 다 악습이고 그런 악습은 사라져야 된다는 것이 소대장의 주장이었습니다.
포상나 위로휴가는 말 그대로 고생을 많이 한 인원이 나가야지 순서대로 가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이 소대장의 의견이었고,
결국 휴가증 1장은 이등병에게 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소대원들은 소대장이 원하는데로 FM대로 해주자고 했습니다.
당장 제일 먼저 한 것은 누구도 소대장의 뒷치닥거리를 못 하게 하는 것 이었습니다.
사병식당에서 같이 식사하던 소대장에게 누구도 대신 배식 받아서 가져다 주지 못 하게 하고,
간부숙소 청소도 못 하게 했었습니다.(당시, 소대원들이 간부숙소 청소를 주기적으로 해줬었음)
특A급 이었던 침낭이나 모포, 수통, 군장 같은 것은 전부 다른 것으로 바꿨습니다.
간부이기 때문에 그 동안 편의를 봐주던 것을 일체 하지 못 하게 했죠.
어차피 그런 것도 전부 FM이 아닌 악습으니까요.
한동안은 좋아하는 FM대로 하더군요.
그렇게 한달 정도 지났을까요?
소대장이 소대 병장들 모아 놓고 미팅을 하자고 하더군요.
밤에 체력단련장에 모두 모였는데 소대장이 술과 안주거리를 준비해 놨더군요.
한잔씩 술을 따라주면서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그 휴가증 사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이야기 했습니다.
지금 소대장님의 결정으로 인해서 일부 인원은 자기 차례에 가게 되는 휴가를 못 가고 제대하게 생겼다.
소대장님의 결정으로 누구는 여러 번의 휴가를 가고 누구는 휴가도 제대로 못 가게 되었다며
그 결정으로 인한 파급효과에 대해서 한참을 이야기 했습니다.
뭐...결국 그 미팅 이후에 소대장이 백기투항을 했습니다.
자기가 잘못 생각했다면서 기존대로 하자고 했죠.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지만 다음 부터는 기존대로 하자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다음날 부터 저희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었습니다.
다행이 몇 달 지나지 않아서 중대체육대회가 열렸고,
저희 소대가 전종목 우승하면서 그 때 걸린 휴가증을 3장을 전부 받아 왔습니다.
그리고 그 휴가증으로 휴가 나갈 순서에서 못 나갔던 말년병장에게 줬죠.
그래서 다행이 순서대로 가는 휴가를 못 나가고 제대하는 인원은 없게 되었습니다.
(AI챗)
오른쪽은 어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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