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일기
지금 생각해 보니 몸은 약간 피곤했지만 마음은 매우 푸근했다는 느낌이 든다.
오랜만에 알 것 다 아는 고향 친구를 만난 듯한 기분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사이엔 비밀이 없다. 잘 나고 못 나고 키 크고 작고. 남자고 여자고 하는 것들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오늘도 변함없이 옛날 옛 모습 그대로이고 그 목소리 그 폼 그 걸음걸이 그대로 살아 있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우리의 2세돌이 어느덧 옛날의 우리들만큼 훌쩍 커서
깜짝쇼처럼 눈앞에 나타나 아름다운 분위기를 선사해준 것이다.
또 생각해보니 우리는 지금도 배움에 굶주리고 있고 변화하는 세태에 앞서 나가고자 하는 의지와 정열의 기수다.
육순를 넘어가는 나이에도 T map 카오택시를 자유자재로 부르고 가는 곳곳마다 실시간으로 영상과 화상을 찍어올리기에 지칠 줄 모른다.
우리는 서로에게 불만이 없으며 그냥 그대로를 좋아한다. 이심전심으로 통하며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 이런 친구들의 주위에 얼마나 될까?
돌아오는 지하철 야밤이 심심한 시간 흐뭇한 마음에 혼자 웃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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